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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트랜스 지방이 위험한 이유

by caspher 2024. 7. 7.

Q: 포카칩을 먹다가 뒷면을 보니 '트랜스 지방'이 0.5g이 함유됐다는 표기가 있었다. 트랜스 지방이 안 좋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생기고, 왜 위험한지 궁금해졌다. 여러 지방 중 유독 '트랜스 지방'에 예민한 이유, 왜일까? 

1. 트랜스 지방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자연 상태에서도 만들어진다. 반추동물이 소화할 때 약간 만들어져서 우유나 고기에 자연적인 트랜스 지방이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무해하니 패스~  

트랜스 지방은 식품 산업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지방이다. 일단, 식물성 지방이고, 불포화 지방이다. 그럼 건강에 나쁠 게 없지 않나? 의문이 생긴다. 

식물성 지방과 동물성 지방 중에 후자가 해로우니 식물성 기름을 쓰는 게 당연히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가령, 과거 삼양 라면이 우지파동으로 한방에 훅 갈 뻔한 일이 있었다. 그때부터 라면 제조업체들이 면을 튀길 때, 소기름 대신 팜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식물성 지방이 더 건강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식, 그리고 동물성 지방보다 생산비가 낮고 공급량이 안정적이라는 경제성 때문에, 식품 회사들은  식물성 지방을 선택했다. 하지만,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식물성 기름을 그대로 쓰기에 애로 사항이 많았다. 액체상태를 반고체나 고체 상태로 바꾸면, 식품의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고, 음식의 질감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방법이 불포화 지방산(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하여  불완전한 이중결합을 완전 결합 즉, 포화된 상태로 만드는 것이었다. 동물성 지방이 포화지방이니까, 식물성 기름이 액체에서 고체 상태로 동물성 지방처럼 변하게 되는 것이다. '부분 수소화'의 과정에서는 불포화 지방산의 일부만 포화 지방이 되는데 이때, 트랜스 지방이 만들어진다. '완전 수소화'의 과정에서는 트랜스 지방이 거의 없이 동물성 지방처럼 단단한 포화 지방이 된다.

이처럼 트랜스 지방은 식품 산업에서 가공 식품을 만들면서 액체인 식물성 기름을 용이하게 사용하려고 고체화시키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지방산의 화학 구조가 바뀌어서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완전히 인위적인 형태가 생겨난 것이다. 불포화와 포화의 중간 상태라고 할까. 

2. 트랜스 지방은 왜 위험할까?

이도저도 아닌 정체성 불분명한 이 '트랜스 지방'의 가장 큰 위험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몸속에서 '분해'가 어렵다는 것!  포화 지방, 불포화 지방과 다른 트랜스 지방의 낯선 화학 구조 때문에 우리 체내 효소들이 쉽게 인식할 수가 없어서 분해가 안 되니까 들어오는 대로 '축적'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몸속을 돌아다니고 혈관에 붙어서 '나쁜 짓'만 일삼는다. 지방은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얘는 해로운 역할만 도맡은 엄청난 빌런이다.

트랜스 지방의 나쁜 역할

  •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증가시켜 동맥경화, 심장마비, 뇌졸증에 큰 역할.
  • 신체의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만성 염증이 되게 하고,
  •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고,
  • 간에 지방을 축적시켜 지방간을 유발.

트랜스 지방 함유 식품군(높은비율순)

                        식품  트랜스 지방 비율(%)
1 마가린 25
2 쇼트닝 20
3 포장된 쿠키 15
4 포장된 케이크 14
5 전자레인지 팝콘 13
6 냉동 피자 10
7 튀긴 패스트푸드 8
8 비 유제품 크리머 7
9 포장된 페이스트리 6
10 스낵 칩 5

트랜스 지방은 당연히 '가공 식품'에 많을 것이다.  건강을 추구하는 트렌드에 맞춰 식품 회사들이 과거보다 트랜스 지방을 제거하는데 노력하지만,  내가 먹은 포카칩처럼 들어가 있는 제품도 많을 것이다. 성분 분석표를 반드시 확인하자. 0g으로 표시해도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식약처 규정에 따르면, 1회 제공량당 트랜스 지방 함량이 0.2g 미만일 때, 0g으로 표기할 수 있다고 한다.  0.2g 미만이면 별거 아니라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트랜스 지방은 '축적'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쌓이면 무서운 악당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허용량이 궁금하다. 식약처에서는 정확한 허용량을 명시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비슷한 권고를 따르고 있다. 하루 총 칼로리 섭취량의 1% 미만으로, 이는 하루 약 2g 이하의 섭취량을 의미한다.

돌이켜 보면, 어렸을 때 마가린 넣고 간장에 밥을 비벼 먹기도 하고, 토스트에 발라 구워 먹기도 했다. 버터 대신 식물성 기름이라 해롭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다. 그냥 맛있어서 먹었지만, 그때 먹은 트랜스 지방이 아직 내 몸 어딘가에 붙어 있을지 모르겠다. 

트랜스 지방을 안 먹는 방법은 가공 식품을 줄이거나 끊는 것이다. 생성 원인을 추적해 보니, 결론이 자명해진다. 그런데 안 먹고살기가 너무 어렵다면, 성분 표기라도 확인하고, 냉동식품보다 밀키트튀긴 음식보다 굽거나 찌고 삶은 제품을 선호하자.  트랜스 지방에 무감각하게 살다가는 어느 날엔가 몸속 세포가 식물성 마가린처럼 굳어질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Generated by DALL-E, and AI tool by Open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