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맛은 물론이고 건강을 위해 삼시 세끼 제철 과일을 후식 또는 식사 대용으로 드시던 아주머니가 건강 다큐 방송에서, 예상과 달리 중성 지방 수치가 높아서 고지혈증, 고혈압 진단을 받고 경악했던 장면이 기억난다. 과일 하면 내 몸에 아군으로만 생각했지 적군이 될 줄 알았을까. 과하면 독이 되는 법, 과일도 예외가 아니다. 건강에 정말 소중한 영양소, 비타민을 현명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없을까?
다양성과 균형
어린 시절부터 과일을 밝히고 살았다. 볼살이 지금까지 안 빠지는 건 과일살이 붙어서 그런가 했는데, 근거있는 생각이었다. 사실, 과일이 달면 비타민 함량은 떨어진다고 한다. 초기에 높았다가 숙성되는 단계에서 비타민이 당으로 전환되거나 비타민을 만들 에너지가 당 쪽으로 투입되기 때문이다. 단맛이 좋아서 더 손이 가고, 결국 과다한 섭취는 비타민보다 과당을 체내로 훨씬 많이 흡수시킬 것이다. 이 과당이 살을 찌게 하는 원인이다. 단순 당질이라 전분질보다 중성지방으로 바뀌는 속도가 4배나 빠르다고 한다. 중성지방은 축적되면 잘 빠지지 않는다. 아마 내 볼살은 대부분 중성지방일 것이다.
중성지방의 특징
- 다른 지방보다 체내에서 분해되기 어렵다.
- 과일당이 직접적으로 중성지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과일만으로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할 생각은 안 하는 게 좋겠다. 무엇이든 극단은 안 좋다. 어차피 비싸지고 당도만 높아지는 과일, 입가심으로 먹고 채소와 현미에 주력하면 어떨까. 여기에 식단으로 챙기기 어려우면 영양제로 보충한다. 왜 이렇게 비타민, 미네랄에 신경을 써야 하냐면, 우리가 '현대인'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데 가장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가 비타민과 미네랄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 글에서 만나보자.
채소를 샐러드로 먹는 생채소만 생각하기 쉬운데, 익힌 채소에도 비타민이 풍부하다. 샐러드 우선인 서양인들보다 우리가 먹는 채소량이 압도적인 이유는, 쌈채소 말고도 국과 무침으로 익혀 먹는 채소가 많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미역국 빼고 거의 모든 국에 채소가 들어간다. 심지어 고깃국에도 무가 들어간다. 익힌 채소는 흔히 비타민이 파괴돼서 별 영양가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오산이다. 지용성 비타민은 식물의 셀룰로오스 세포벽에 갇혀있어, 열로 허물어야 섭취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수용성 비타민도 살짝 데치거나 삶으면 상당부분 건질 수 있다.
현미같은 곡물에도 비타민이 풍부하다고? 맞는 말씀이다. 채소, 과일과 다른 종류의 비타민이 풍부하다. 비타민 B군(특히 티아민, 니아신, 비타민 B6)과 미네랄(마그네슘, 철분, 칼륨)이 풍부하다. 이렇게 보면, 예전에 당연했던 집밥, 한식에 필요한 영양소가 다 갖춰져 있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늘 한식 먹고 힘냈다는 말은 진짜인 것이다. 채소 먹으려고 소스 잔뜩 뿌린 샐러드를 매번 밥상에 올려야 할 필요가 없다. 비타민 섭취를 과일로만, 생채소로만 해야 한다고 한쪽으로 쏠리는 순간, 부담이 되고 다양성이 깨지고 불균형이 온다.
비타민을 현명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나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것은 바로, 다양성과 균형을 지키는 것이다. 과일과 생채소, 익힌 채소, 그리고 현미를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내 취향이나 기호에 맞게 먹으면 된다. 현미밥이 부담스러우면 섞어 먹는 것에서 시작해서 차차 맛을 들이자. 샐러드만 고집하지 말고, 국건더기 잘 건져 먹고, 익힌 채소, 나물 반찬 잘 먹으면 비타민을 많이 섭취한 것이다. 비타민이 부족한 식사를 했다고 생각하면, 비타민 영양제를 먹는다. 각자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게 하면 된다. 비타민,미네랄의 영양 창고는 하루아침에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다. 창고가 바닥나는 시점에 증상과 질병이 발현되는 것이다. '아플 때 먹어야지.'라고 생각하면 늦었다는 뜻이다. 당장 지금부터, 내 몸 안의 영양 창고에 비타민을 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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