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사람들은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자신은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요즘 인기 좋은 한 연애프로를 보면 인터뷰에서 어떤 성향의 사람이 좋으냐는 질문에 항상 '세상을 밝고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좋다'고 예외 없이 답한다. 긍정론 혹은 낙관론의 자세를 갖지 않으면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 멀리 해야 할 사람으로 보인다. 무조건적인 긍정, 혹은 낙관의 태도가 정신 건강에 정말 좋은 것일까?
긍정과 부정, 낙관과 비관의 균형
<돈의 심리학>으로 유명한 모건 하우절이 <불변의 법칙>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관론자처럼 대비하고 낙관론자처럼 꿈꾸라.
비관론자처럼 저축하고 낙관론자처럼 투자하라.
정신 건강에 대한 소리는 아니다. 발전을 위해서는 낙관주의와 비관주의가 공존해야 한다는 의도에서 쓴 것이다. 극단적 낙관론자도 극단적 비관론자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위험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이들은 정반대 위치에 있지만 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똑같기 때문이다. 그는, 가장 바람직한 사람은 '합리적 낙관론자'로 '인간의 현실이 언제나 문제와 절망과 실패의 연속'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되, '그런 장애물도 결국엔 발전을 막을 수 없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했다. 투자나 일이나 인간관계에 두루 적용되는, 13번째 불변의 법칙으로 거론한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법칙을 정신 건강에 적용하고 싶다. 현재가 어떻든 밝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과 태도를 취하도록 은연중에 강요하는 분위기가 있다. 주변도 그렇고 방송에선 반드시 그렇다. 자기 계발서에서도 강조한다. 끌어당김의 법칙에서 긍정적 마인드를 강조하는 건 긍정이 긍정을, 부정이 부정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웃는 표정이 감정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실이 힘들고 암담할 때, 즉시 밝은 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부정이 부정을 끌어당기니까. 힘들수록 울지 말고 웃으면서 긍정적인 면만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강박이 아니고 무엇일까. 감정 노동자가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이 억지로 웃는 것이라 한다. 손님과 고객 앞에서 항상 웃는 표정을 지을 것. 연구 결과가 맞다면 감정 노동자는 정말로 해피해질 텐데 실제는 반대다.
감정은 마음의 자연스러운 반응인데 작위적으로 만들려 하고 강요당하니까 강박이 된다. 그러면 오히려 정신 건강에 해로운 게 아닐까. '아미그달라(amygdala)'라는 게 인간의 뇌에 있다. 생존에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빨간 경고등이 켜지는 '편도체'라는 부위다. 불안과 공포라는 즉각적인 감정 반응이 일어난다. 어서 대책을 강구하라는 뇌의 신호다. 기후 변화가 생존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걱정하고 불안하고 공포를 느끼는 건 당연하다. 모두가 걱정하는데 나만 아무렇지 않고 행복하다고 느끼면 정신이 건강한 걸까.
건강한 정신은 긍정으로도 부정으로도 매몰되지 않고 그 균형을 잡는 데서 출발한다. 모건 하우절이 말했듯, 현실은 늘 문제와 절망과 실패의 연속이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절망하고, 불안과 공포, 슬픔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자연스럽다. 진짜 중요한 건 '아미그달라'의 목적을 상기하는 것이다. 경계하고 조심하면 즉, 대책을 강구하면 해결책이 있다고, 그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뇌에 빨간불이 있는 거다. 너무 긍정적이 되려고 애쓸 필요 없다. 그렇다고 나는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정할 필요도 없다. 기후도 균형이 깨져 비정상이 된 거다. 미래가 없다고 절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현재는 잘못됐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하면 미래에 희망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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